아이들은 심부름 통해 성취감 느낀다(조선일보, 07. 12월 03일자) 조회 2194 ┃ 2007-12-03 오후 6:11:00

아이들은 심부름 통해 성취감 느낀다



[이명경의 이럴땐 이렇게]  



“너는 이런 거 신경 쓰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많은 엄마들이 아이에게 하는 말이다. 공부하기도 바쁜데 쓸데없는 것들로 아이 시간을 빼앗느니 부모가 대신 해 주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공부에 대한 엄마들의 조급한 마음이 결과적으로 아이에게 책임감을 길러줄 기회를 빼앗는 셈이 된다.

“어휴, 이리 줘.” 어설픈 아이의 동작을 보며 답답해 하는 엄마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어른만큼 능숙하고 깔끔하지 못한 아이의 일솜씨를 보면서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 싶어 아이의 일을 빼앗게 된다. 마찬가지로 아이는 책임감을 배울 기회를 잃게 된다.

초등학생 아이들은 선생님의 심부름을 매우 좋아한다. 선생님이 자신을 믿고 중요한 일을 맡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도 아이에게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주고 그것을 잘 수행할 때마다 칭찬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게 하면 책임감을 길러줄 수 있다. 침대 정리하기, 화분에 물주기, 동생에게 책 읽어 주기 등 아이에게 맡길 수 있는 역할은 다양하다. 아이의 연령과 능력을 고려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아이에게 책임지게 할 수 있다. 






엄마 혼자 식사 준비를 하고 텔레비전이나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아이에게 “얼른 와서 밥 먹어”하고 소리치는 것보다는 ‘식탁에 수저 놓기’, ‘반찬 꺼내기’ 같은 역할을 주는 것이 낫다. 밥을 먹는 동안에도 엄마가 알아서 아이에게 필요한 물과 반찬을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 “아빠한테 물 좀 따라 드릴래?”, “동생한테 김치가 조금 먼 것 같다. 김치 그릇을 동생 가까이에 놓아주면 어떨까?”하며 아이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아이의 행동을 당연시 하고 넘어가지 않고 반드시 고마움과 대견함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수가 수저를 챙겨 주니까 저녁 준비가 더 빨라져서 좋다. 고마워”, “역시 종현이 팔이 기니까 반찬 그릇도 옮겨 줄 수 있고 좋네. 요즘 키가 조금씩 더 자라는 것 같아” 하며 칭찬을 하면 아이는 자신에 대해 뿌듯한 마음을 갖게 되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또한 아이가 어설프게 행동하다 오히려 엄마에게 일거리를 넘기는 경우에도 아이를 야단치기보다는 아이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이 낫다.


 


/이명경 한국집중력센터 소장·‘집중력이 내 아이의 인생을 결정한다’저자·교육학 박사